
2박3일간의 한국출장을 마치고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고 난 다음 휴대폰의 전원을 넣었더니 진통이 시작되었다는 유우코의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아직 예정일까지는 10일정도 여유가 있었기에 안심하고 있었더니 성격 급한 우리 아기가 그때까지 못 기다리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깜짝 놀라 하네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마침 태풍9호가 토쿄를 직격한다는 뉴스가 흘러 나오고 있었고 빗줄기마저 굵어지고 있어서 마음이 더 급해졌다. 택시 안에서 회사로 연락을 해서 급한 일은 일단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고 집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정체가 심하다. 택시 운전 기사분이 자기도 재일교포라면서 동포가 타서 특별 서비스라며 골목길을 누벼서 최대한 빠른 지름길로 달려 주셨다. 덕분에 30분만에 집에 도착했더니 진통 간격이 15분이라 아직 조금 여유가 있다고 한다.
유우코도 아직까지 그렇게 심하게 통증이 오는 건 아니라서 참을만 하다고 한다. 같이 저녁을 먹고 뉴스보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드디어 진통간격이 5분에서 10분사이로 통증도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고 한다. 밤 12시 병원에 일단 연락을 하고 짐을 챙겨서 병원으로 향했다. 먼저 진통실에 들어가서 자궁입구가 10센티까지 열릴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유우코의 진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옆에서 보고 있기 안쓰러울 정도인데도 조산부가 아직 진통이 제대로 안 왔기에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 이상 더 아파야 한다니 어느정도 진통일지 상상이 안간다. 양수도 아직 터지지 않아서 아침 9시까지 기다리니 조산부가 어느정도 열린 것 같으니 분만실로 들어가잔다.
분만실에 들어가니 조산부상이 양수를 터트려 준다. 굉장히 많은 양의 양수가 흘러 나오고 힘을 주기를 2시간, 드디어 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단다! 유우코가 얼굴에 실핏줄이 터져서 울혈이 생길정도까지 몇번을 힘을 주고 나니 이제 다 나왔단다. 그제서야 조산부가 의사를 불러온다. 의사가 마취를 하고 음부를 조금 절개를 하자 다시 엄청난 양의 양수와 함께 아이가 튀어나오다시피 밖으로 나왔다!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유우코가 사진 안 찍냐고 물어본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아이 사진을 찍는데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그냥 아이를 향해서 계속 셔터를 눌러대는 것 밖에.
아이가 조금 안정이 되서 엄마 품에 안겨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나도 조금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산모도 아이도 둘다 건강하게 잘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 출산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이 너무 고맙다. 정말 감사합니다.
2007년 9월 6일 오전 11시 19분 그 순간의 감동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체중 3480그램, 신장 48센치의 건강한 여자 아이. 이제부터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느낌. 우리 유우코와 우리 아이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야지.
먼저 아이 이름을 이쁘게 지어주는 것부터!